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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소녀가장 김현지양 이야기
     서울푸드뱅크 (2002-03-15)   Hit : 1158  

 

*11살·서울 사당동 동작초등 4학년
소녀가장 현지(11·동작초 4)의 아침은 6시에 시
작된다.
외할머니(박옥숙·62)가 30만원을 받고 월요일부
터 금요일까지 맡아 키우는 젖먹이 영민이를 돌
봐야 하기 때문이다.
아기 기저귀 갈고, 우유 먹이고, 동생 현빈(9·
동작초 3)이를 깨워 학교갈 준비 시키느라 현지
의 아침은 늘 부산하다.
한창 자랄 나이지만 아침식사는 언제나 건너뛴
다.
“어린이집(고아원) 있을 때부터 안 먹어서 이
제 습관이 됐다”고 현빈이는 말했다.
현지·현빈 남매가 사는 곳은 서울 사당동 산 11
번지.
비탈진 야산 중턱에 수십 채의 집들이 서로 ‘어
깨’를 기대고 서 있는 곳이다.
쓰러질 것 같은 빛바랜 지붕과 마을 곳곳의 플라
스틱 간이화장실이 마치 흑백 TV를 보는 느낌을
주는 마을이다.
이 마을 초입의 세 평 남짓한 ‘쪽방’이 현지
남매의 집이다.
현지 남매가 이곳에서 외할머니와 살게 된 건 3
년쯤 전부터.
노름에 빠진 아버지는 현지가 다섯 살 때 집을
나가 지금껏 소식이 없다.
얼마 뒤 엄마도 어린 남매를 친할아버지에게 보
내고 재혼해버렸다.
외할머니 박씨가 아직도 제 딸을 탐탁지 않게 여
기는 이유다.
몇 개월 뒤 친할아버지는 현지와 현빈이를 어린
이집(고아원)에 보냈고, 이 사실을 뒤늦게 안 박
씨가 부랴부랴 달려가 아이들을 데려왔다.
박씨는 당시 체중이 15kg이나 줄 정도로 당뇨가
심해 예전에 하던 식당 일을 그만두고 15만원짜
리 사글세방에 살고 있었다.
현지와 현빈이를 맡을 여력(餘力)이 없었지만,
그렇다고 뼈만 앙상하게 남은 남매를 계속 고아
원에 둘 수는 없었다.
박씨는 “2년 가까운 고아원 생활 동안 충격이
컸는지 처음엔 밥도 눈치를 보면서 먹었고, 말
도 안했는데 이제 둘 다 쾌활해졌다”고 말했다.
현지는 어린이집 생활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다.
현지와 현빈이는 항상 붙어 다닌다.
오후 2시쯤 학교 수업이 끝나면 ‘아랫마을’에
있는 컴퓨터 학원에 간다.
학원에선 현지네 딱한 사정을 전해듣고 수강료(1
인당 8만원)를 면제해 주고 있다.
오후 3시반쯤 컴퓨터 수업이 끝나면 이번엔 마
을 복지관이다.
복지관에선 학교수업이 끝나는 1시쯤부터 학년별
로 반을 편성해 숙제하기, 수학문제 풀기, 만들
기, 간식먹기, 피아노교습, 컴퓨터수업 등을 아
이들에게 시키고 있다.
‘회비’(1인당 6만2000원)를 내야 하지만 이곳
서도 현지와 현빈이는 ‘공짜’다.
복지관의 ‘방과후 프로그램’이 끝나는 시간은
오후 6시30분.
둘은 어둑어둑해지는 ‘달동네’로 손을 잡고 올
라온다.
저녁식사는 항상 계란프라이와 된장국·김치.
매번 같은 반찬에 질렸는지 아이들은 요즘 밥보
다 라면을 더 자주 먹는다.
현빈이가 좋아하는 닭볶음탕과 오징어볶음이라
도 자주 해주고 싶지만 언감생심(焉敢生心).
정부의 생계보조비(월 30만원)와 아기 키우며
번 돈으로 빠듯하게 생활하는 박씨로선 애들에
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다.
두 평 크기의 손바닥만한 방에는 냉장고와 낡은
옷장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둘은 밥을 먹고
나면 한 평쯤 되는 다락방으로 올라간다.
난방도 안 되고, 천장이 낮아 일어서지도 못하
는 좁은 다락이지만 그들에겐 가장 행복한 공간
이다.
이곳에서 숙제도 하고 그림도 그리며 둘만의
‘비밀얘기’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지는 항상 생글생글 웃고 다닌다.
아빠와 엄마에게 버림받고 고아원 생활을 거치
는 ‘쉽지 않은 삶’을 살아 왔건만 아직 어리
기 때문일까.
아니면 벌써 웃음을 가장(假裝)하는 법을 배웠
기 때문일까.
현지의 얼굴에서 그늘을 찾기란 쉽지 않다.
옆집 장옥숙 할머니는 “동네사람에게도 항상 웃
으며 인사해 모두 예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빈이는 조금 다르다.
잘 웃지 않는다.
항상 누나를 따라다니고 누나에게만 매달린다.
한 번은 누나를 놀리는 남자애의 얼굴을 머리로
들이받아 코뼈를 부러뜨리는 ‘사고’를 내기도
했다.
이때부터 현지는 동생을 ‘켄타로스(황소 포켓
몬)’라고 부른다.
복지관에서 현빈이를 지도하는 임경화씨는 “다
른 아이들과 말도 잘 안하고, 좀 겉도는 편이
다”라고 말했다.
현지와 현빈이는 엄마와 아빠 이름을 모른다.
성(姓)도 모른다고 했다.
“내가 김현지니 아빠도 김씨겠죠”라고만 대답
했다.
사진 한 장쯤 있을 법한데, 방을 아무리 둘러봐
도 엄마 아빠 사진이 없다.
“얼굴도 기억 안나고, 보고 싶지도 않다”고 했
다.
1년에 한두 번쯤 엄마가 다녀가지만, 애들이 학
교에 간 시간에 와서 할머니만 보고 가기 때문
에 현지와 현빈이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했
다.
현지는 “우리에겐 할머니만 있으면 된다”고 말
했다.
외할머니 박씨는 요즘 관절염이 더 심해져 아기
를 업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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