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기사> 허례허식 파괴 나부터 앞장을

담당자 | 서울푸드뱅크 작성일 | 2002.02.05

《지난달 10일 회갑을 맞은 중소기업체 사장 김
정중(金正中·서울 서초구 서초동)씨는 아주 특
별한 ‘회갑 잔치’를 했다. 평소보다 일찍 퇴근
한 김씨는 부인과 함께 할인점에 들러 50여만원
으로 쇠고기 40근(24㎏), 쌀 1가마(80㎏), 귤 3
상자를 샀다. 김씨 부부는 곧바로 경기 성남시
의 한 양로원을 찾아갔다.》

지난달 10일 회갑을 맞은 중소기업체 사장 김정
중(金正中·서울 서초구 서초동)씨는 아주 특별
한 ‘회갑 잔치’를 했다.


평소보다 일찍 퇴근한 김씨는 부인과 함께 할인
점에 들러 50여만원으로 쇠고기 40근(24㎏), 쌀
1가마(80㎏), 귤 3상자를 샀다. 김씨 부부는 곧
바로 경기 성남시의 한 양로원을 찾아갔다.


김씨 부부가 10여 년 전부터 매달 도와온 이 양
로원에는 60여명의 버려진 노인들이 살고 있다.


김씨는 “친지들이 모두 잘 먹고 사는데 굳이
돈 들여 잔칫상을 차릴 필요가 있느냐”며 “그
돈으로 외로운 불우이웃을 돕기로 했다”고 말했
다.


김씨는 이날 집에서 결혼한 아들과 딸 부부만 불
러 저녁식사를 함께 하는 것으로 회갑 잔치를 대
신했다.


사회 지도층이 연루된 각종 ‘게이트’와 졸부들
의 빗나간 과소비 행태로 사회적 불신감이 높아
가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 결혼, 돌, 회갑 등
각종 가정의례의 허례허식을 파괴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국영기업체 고위 간부로 정년퇴직한 박모씨(61·
서울 관악구 신림동)도 지난해 자신의 회갑과 올
해 손자들의 돌잔치를 하는 대신 경기 광주시의
장애인 복지시설과 서울 동대문구의 교회를 찾아
가 옷과 음식 등을 기부했다.


박씨는 “잔치를 열면 초대한 사람은 오히려 돈
을 남기고 초대받은 사람들은 부담을 떠안는 등
부작용이 많다”며 “불우이웃을 돕고 기분도 좋
으니 이보다 더 좋은 잔치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있었던 한국방송제작단 이석희(李晳
熙·61) 회장 아들의 결혼식도 ‘형식 파괴’로
하객들 사이에서 두고두고 화제가 되고 있다. 신
랑과 신부가 손을 맞잡고 입장해 양가 부모 앞에
서 결혼서약을 한 뒤 신랑의 아버지인 이 회장
이 직접 ‘주례’를 맡은 것.


2000년 회갑 때 잔치를 생략하고 제자들의 논문
집 제작 제의도 마다했던 중앙인사위원회 김광웅
(金光雄) 위원장은 “회갑을 조용하게 보냈더니
주위에서 아직도 젊게 봐 준다”고 말했다.


생활개혁실천범국민협의회(생개협)가 지난해 11
월부터 한 달 동안 전국의 20세 이상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최근 발표한 전
체 응답자 1498명의 64.4%(964명)가 “가정의례
문화가 더 간소해지고 개성에 따라 다양해질
것”이라고 답해 시민의식의 변화 가능성을 보여
줬다.


박제훈 생개협 간사(29)는 “허례허식으로 자신
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는 시대는 지나고 오히
려 이를 촌스럽고 부끄럽게 여기는 사회적 공감
대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미기자 kimsun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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