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기사> 달동네 &quot;꿈의 학교&quot;,힘겨운 겨울나기 - "추운데...공부방 빼달래요"

담당자 | 서울푸드뱅크 작성일 | 2002.11.19

한쪽에서는 한달에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백만원짜리
고액과외가 열풍처럼 번지는 가운데 방과후 마땅히 공부하
며 놀 수 있는 곳이 없는 가난한 아이들에게 보금자리가 되
고 있는 "공부방"들이 그나마 일찍 찾아온 추위에 힘겨워하
고 있다.
◇힘겨운 겨울나기=서울 응암동의 한 허름한 건물 2층의 공
부방 "꿈이 있는 푸른학교"는 초등학교 6학년 최미선양(13.
가명)의 보금자리다. 미선양에게 저녁을 먹을 수도 있고 선
생님들이 학교 과제물을 챙겨주며 피아노를 가르쳐주는 이
곳은 학원이자 집이다.
20평짜리 이 "공부방"은 외환위기 뒤 어머니가 집을 나가
고 아버지가 막노동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미선이와 비슷한
처지의 학생들 37명에게는 가정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찬 마룻바닥에다 난방시설이라곤 전기난로 하나뿐이다.
경기 성남시 은행2동의 "신나는 신나는 집"은 25명의 아이
들이 지내는 16평짜리 지하 "공부방"이지만 이마저 밀려날
처지이다.
◇열악한 실태="공부방"은 1984년 서울 하월곡동의 "산돌
공부방"을 시작으로 외환위기 뒤 급증, 전국에서 현재 220
여개가 운영되고 있다. 수용 아동은 6,000명이 넘는다. 부
스러기사랑나눔회가 지난 7월부터 10월21일까지 전국의 122
곳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용 아동의 23.8%는 기초생활보장
대상자, 55.8%는 일반 저소득 가정 아동으로 나타났다. 가
정도 홀아버지나 홀어머니가 27.8%, 조부모 가정 10.6% 등
으로 결손가정이 38%이며 맞벌이 부모가 37%로 조사됐다.
운영비의 46%는 교회 등 종교기관과 개인 후원금에 의존하
고 있다. 또 서울의 "공부방"은 87.5%, 인천은 72.7%가 정
부 지원을 받고 있지만, 경상도의 90%, 충청도의 75%는 지
원을 전혀 받지 못하는 등 지역적으로도 정부 지원편차가
크다.
열악한 재정때문에 어린이를 돌보는 실무자들을 충분히 확
보하지 못한데다 급여가 50만∼60만원에 불과, 이들이 봉사
정신으로 아이들을 돌보다가도 지쳐 포기하기 일쑤여서 가
뜩이나 정에 굶주린 아이들을 실망시키기도 한다.
◇법제화 서둘러야="법제화를 위한 지역아동센터 전국모
임" 공동대표 전민수 목사는 "단순히 결식아동들의 끼니를
해결해주면서 출발한 "공부방"이 이제는 상담과 특기적성
교육까지 맡은 제2의 가족 기능까지 하는 상황인데도 자치
단체들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지원을 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 강명순 대표는 "청소년수용시설에서 보
살필 수 있는 결손가정 청소년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며 그
나마 현재 운영되는 "공부방"도 재정.인력난으로 하나둘 문
을 닫을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은 불우 아동들을
올바른 사회인으로 성장시켜 사회의 미래를 한층 밝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2002-11-13 () 17면 1359자
박영환 기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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