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metro 지금> 학교급식뒤 남은음식 소외이웃에,사랑의 &quot;푸드뱅크&quot;

담당자 | 서울푸드뱅크 작성일 | 2004.01.14

"음식으로 이웃사랑을 나눠요"
16일 오후 2시쯤 경기 용인시 수지동 토월초등학교. 학교
급식실 앞에 밥과 국, 멸치볶음, 김치 등이 담겨있는 플라
스틱 박스 4개가 가지란히 놓여 있다. 학생들에게 나눠주
고 난 뒤 남은 깨끗한 음식이다. 이 음식박스는 용인 수지
와 죽전지역 8개 초.중.고교를 순회하는 수원 푸드뱅크
(Food Bank) 차량에 실려 수원 우만종합사회복지관으로 옮
겨졌다.
곳곳서 빵.떡.반찬등 기탁도
오후 4시쯤 푸드뱅크 차량이 복지관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70여명의 주민들이 몰려 들었다. 주민들은 순번대로
줄을 서 100∼300원씩 내고 밥과 음식을 샀다. 순식간에
30여개 음식물 박스는 바닥이 동났다.
독거노인 장모씨(78)는 "복지관에서 밥과 음식을 사 집에
가지고 가서 점심 겸 저녁으로 먹는다"며 "밥을 해 줄 사
람이 없는 데다 이곳의 밥과 국이 따뜻하고 반찬도 맛있
어 매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관에서는 푸드뱅크로 수집한 음식들을 주민들에게 100
원에 파는 "푸드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3년전 푸드뱅크
를 처음 시작할 때는 무료로 나눠주었으나 먹다 남은 것이
라는 인식 탓인지 주민들이 배식을 꺼렸다. 이에 올초부
터 돈을 내고 사먹는 푸드마켓방식으로 바꾸었고, 이후 반
응은 긍정적으로 돌아섰다.
복지관 푸드뱅크 담당 사회복지사 심원보씨(27)는 "이곳
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영세임대아파트에서 홀로사는 80대
노인부터 20대 지체장애우까지 다들 어려운 이웃들"이라
며 "비록 남은 음식들이지만 이들에게는 소중한 성찬(盛
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푸드마켓은 안타깝게도 19일로 중단된다. 음식
의 공급원이라 할 학교들이 곧 방학에 들어가기 때문이
다. 심씨는 방학동안 음식을 기부해줄 만한 곳을 찾아 이
곳저곳을 알아보고 있다.
다행히 부정기적이지만 팔다 남은 빵과 떡, 김치, 고기,
반찬 등을 기탁하는 가게들이 하나 둘 생겨났다.
음식 낭비 줄이는 "나눔의 정"
용인 수지에서 "시루"라는 고급 떡집을 운영하는 최우성씨
(35)가 "장사를 하다 생기는 재고품을 불우이웃에 보내고
싶다"며 기부의사를 밝혀왔다. 최씨는 "하자가 없는 재고
품이지만 혹 기분이 상할까 염려돼 일반 상품처럼 정성스
럽게 포장해 전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수원 아주대앞 파리바게트, 북문 샹제리제과점, 신
갈 미소돈가스, 육칠 콩나물, 태양초 김치나라 등 60여개
업소에서 수원 푸드뱅크에 이미 참여했거나 참여의사를 밝
혔다.
직접 양로원이나 고아원, 장애인시설, 노숙자 쉼터 등에
음식을 기부하는 업소도 50여곳에 이른다.
수원 영통5단지 "블랑제리" 제과점은 성당을 통해 정기적
으로 장애인과 외국인노동자 쉼터시설에 제과를 기부하고
있다. 또 수원 신영통 던킨도너츠는 형제의 집에, 신갈 금
화떡방은 평강 노인의 집에, 수원 권선구 LG마트는 무의탁
노인 및 장애인시설을 운영하는 불꽃중앙교회와 시온교회
에 직접 음식을 기부하고 있다.
블랑제리 제과점 이영규씨(46)는 "어렸을 때 힘들게 살아
배고픈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며 "비록 작은 힘이지
만 불우이웃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사 심씨는 "푸드뱅크는 잉여 식품을 기탁받아 필
요한 이웃에게 전달하는 사랑의 나눔이고, 식품자원의 낭
비를 줄이는 식품은행"이라며 "연말을 맞아 소외된 이웃들
에게 따뜻한 사랑을 나누자"고 말했다.


[경향신문] 2003-12-19 (지역) 기획.연재 10면 45판 1658
자 경태영 기자kye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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